안구건조증 때문에 일회용 인공눈물을 처방받아 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. 그런데 한 번 뜯어서 눈에 한두 방울 넣고 나면 양이 꽤 많이 남습니다. 버리자니 아깝고, 마침 뚜껑(리캡)도 닫을 수 있게 되어 있어 “나중에 또 써야지” 하고 주머니나 파우치에 넣어두곤 합니다. 하지만 이 행동은 내 눈에 세균을 들이붓는 것과 같습니다. 본 포스팅에서는 무방부제 인공눈물의 세균 증식 속도와 각막염 위험성을 경고합니다.

방부제가 없어서 더 위험하다
약국에서 파는 병에 든 다회용 인공눈물에는 세균 번식을 막기 위해 ‘벤잘코늄’ 같은 보존제(방부제)가 들어있습니다. 하지만 낱개로 포장된 일회용 인공눈물에는 보존제가 전혀 들어있지 않습니다.
눈 건강을 위해 방부제를 뺐지만, 역설적으로 개봉하는 순간부터 세균에게는 최고의 먹잇감이 됩니다. 연구에 따르면 개봉 후 뚜껑을 닫아두더라도 미세한 틈으로 세균이 침투하여, 24시간이 지나지 않아도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세균이 폭발적으로 증식한다고 합니다.
‘리캡(Re-cap)’ 용기의 함정
“뚜껑을 다시 닫을 수 있게 만든 건 나눠 쓰라는 뜻 아닌가요?”라고 제조사에 묻고 싶으실 겁니다. 하지만 식약처 기준에 따르면 일회용 점안제는 ‘개봉 후 1회 사용 및 즉시 폐기’가 원칙입니다.
뚜껑을 다시 닫을 수 있게 만든 이유는 남은 약을 보관하라는 뜻이 아니라, 잠시 내려놓거나 버릴 때 내용물이 흐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임시방편일 뿐입니다. 특히 주머니 속에 넣어두면 체온 때문에 균이 자라기 딱 좋은 온도가 되어, 나중에 다시 넣을 때는 인공눈물이 아니라 ‘세균 배양액’을 눈에 넣는 꼴이 됩니다.
올바른 인공눈물 사용법 (표로 정리)
| 구분 | 일회용 (무방부제) | 다회용 (병) |
| 사용 횟수 | 개봉 즉시 1회 사용 후 폐기 | 개봉 후 한 달 내 다회 사용 |
| 보존제 유무 | 없음 (세균 번식 빠름) | 있음 (장기 보관 가능) |
| 첫 방울 | 버리고 사용 (미세플라스틱 제거) | 바로 사용 가능 |
| 재사용 위험 | 세균성 각막염, 결막염, 시력 저하 | 오염된 팁이 눈에 닿으면 위험 |
[꿀팁] 첫 한 방울은 버리세요
일회용 용기를 뜯을 때 플라스틱 파편(미세플라스틱)이 약액 안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. 따라서 뚜껑을 딴 뒤 첫 한두 방울은 바닥에 버리고, 그다음 방울부터 점안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.
마치면서
남은 인공눈물이 아무리 아까워도 내 눈 건강보다 비싸지는 않습니다. 0.5mL의 약을 아끼려다 병원비로 수십만 원을 쓰게 될 수 있습니다. “뜯으면 무조건 다 쓰고 버린다”는 원칙을 꼭 지켜주세요.
일회용을 재사용하면 병이 된다는 점은 물병도 마찬가지입니다. 지난 포스팅에서 생수병을 씻어서 다시 쓰면 세균이 기준치의 400배가 넘는다(관련 글)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해드렸었죠? 물병이든 인공눈물이든, ‘일회용’이라는 이름에는 다 그만한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.
냉장고에 넣어두고 하루 안에 쓰는 건 괜찮지 않나요?
권장하지 않습니다. 물론 상온보다는 낫겠지만, 보존제가 없는 특성상 개봉과 동시에 오염은 시작됩니다. 특히 냉장고 안의 음식 냄새나 반찬 국물이 튈 수도 있고, 냉장고 문을 여닫을 때 온도 변화가 생깁니다. 12시간 이내라면 괜찮다는 일부 의견도 있지만, 눈은 한 번 망가지면 되돌리기 어려우므로 즉시 폐기를 원칙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.
라식/라섹 수술 후에는 왜 일회용만 쓰라고 하나요?
수술 직후의 각막은 매우 예민하고 상처가 난 상태입니다. 이때 다회용 인공눈물에 들어있는 보존제(벤잘코늄) 성분이 각막 상피세포 회복을 방해하고 독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. 따라서 수술 환자는 돈이 좀 들더라도 반드시 무방부제 일회용 제품을, 그것도 한 번 쓰고 버리는 방식으로 사용해야 합니다.
[의학 면책조항] 본 포스팅의 내용은 일반적인 과학 및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,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나 진단, 치료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. 증상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.